Day 2
보면 아시겠지만... 이 약물일기는 그날그날 쓰는 게 아니다.
노션에 일지를 쓰는데, 시간이 날 때 하나씩 정리해서 가져오려고 한다.
일지에는 할일부터 시작해서 그날 있었던 일, 사람들과 나눈 대화를 전부 적는다.
정리가 전혀 안된 기록이지만(어차피 정리도 못함), 기록하는 것 자체도 좀 삐걱거리긴 한다.
듣고 쓰기를 습관화하는 데만도 오래 걸렸다.
(기록하는 습관 들이기는 ADHD 인지치료 첫 파트에 나오는 방법이기도 하다. 나는 이 습관 들이는 데 좌충우돌하면서 10년 걸린 것 같은데... 약을 먹어보니까, 약을 먹으면서 하면 금방 자리가 잡힐 것 같다... 내 세월...)
암튼 오늘도 시작!
Day2_메디키넷 5mg
오전 5시 45분
우리 고양이가 밥달라고 깨웠다. 보통 여섯 시쯤 깨우는데.
밥 주고 더 자려다가, 그러면 늦잠을 자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복에 약 한 알을 먹고 다시 잤다.
의사선생님은 1주는 식후에, 1주는 공복에 먹어보라고 했는데 하루만에... 음... ㅎㅎ...
오전 7시 50분
오빠(=신랑)가 출근하기 전에 깨워줬다. 평소와 달리 굉장히 수월하게 일어났다.
하지만 오빠가 깨울 정도가 되면... 이미 대중교통 출근은 그른 상태다.
오전 8시 40분
매일매일 하는 샤워인데도 매일매일 이루 말하기 어려운 저항감이 든다.
그런데 오늘은 귀찮다고는 생각했지만 비교적 가뿐하게 샤워를 하러 갔다.
보통은 화장하고 옷을 입을 때도 제정신이 아니어서, 눈썹 한쪽 그리고 5분 멍때리고, 스킨 하나 바르고 10분 멍때리는 식인데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동작은 여전히 좀 느렸지만 중간에 딴짓하지 않고 출근준비를 끝냈다.
아침에 일어나서 집을 나서기까지의 과정이 현재까지 쌓은 루틴이라면, 오늘 그 루틴이 비로소 처음 제대로 작동한 느낌이다..
오전 9시 30분
택시를 타긴 했지만 간만에 지각을 안했다. 미친... 대박...
내일은 택시도 안 타고 지각도 안 하고 싶다.
일지부터 확인하며 중요한 일 마감 일자를 체크했다. 당장 내일이 마감이었네... 미친...
오후 1시 30분
졸리다. 11시 반쯤부터 조금씩 자울자울했는데, 1시 반이 되자 무척 졸렸다.
오후 1시 45분
잠깐 눈을 붙였다.
우리 회사는 점심시간이 1시다. 나는 평소에도 밥 먹고 나서 10~15분씩 잔다. 낮잠 짱~!
오후 1시 50분
슬슬 다리를 떨거나 머리 만지작거리는 버릇이 돌아오는 것 같다.
오후 2시 54분
조금 멍한 느낌이다. 딴짓하고픈 욕구가 올라온다.
오후 4시 20분
사무실에 라디오를 켜놓는데, 꺼달라고 하고 싶었다. 집중력이 나가리되는 기분.
오후 6시 43분
정신이 좀 돌아왔다. 평소 상태랑 비슷하다.
Day 2 summary
아침에 일어나기 쉬웠던 것, 출근준비를 스무스하게 완료한 것이 오늘의 발견이다.
그리고 묘하게 오후에 졸리고 멍한 게 있었다.
미친듯이 메디키넷을 구글링해서 복약후기를 찾아보았다.
내가 사실 ADHD가 아닌 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찾아본 뒤의 결론은... 사람마다 굉장히 다르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