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5~21
메디키넷 5mg 온고잉
📍 의사 선생님이랑 얘기하기로는 업무 시작하기 30분 전에(9시) 약을 먹기로 했지만, 며칠 그렇게 먹어보니 출근 준비를 도저히 할 수가 없어서 다시 일어나자마자(7시) 먹기 시작했다.
왠지 신체 시계 자체의 문제인 것 같다. 나는 어릴 때부터 저녁 9시쯤 정신이 제일 맑았고(?) 새벽 두 시까지는 잠이 안 왔다. 아침에는 아홉 시나 되어야 제대로 움직일 수 있었고, 잠은 오후 한 두시쯤에 깬다는 느낌이었다. 수면 시간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몇 년 전부터는 웬만하면 12시에 자서 7시에 일어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사회적인 활동시간과 몸이 안맞는다는 느낌이 있다.
📍 샤워할 때 바디워시와 샴푸를 반대로 짜는 일이 없어졌다.
📍 사소한 일들은 생각나면 저항 없이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거대한 일을 미루는 건 아직 좋아지지 못했고 집 정리도 잘 되지 않는다. 딴짓도 여전하다. 그런데 딴짓을 진심으로 하게 된다는 느낌(.....) 하지만 약 먹기 전과 비교하면 조금 나아진 것 같다. 그간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했던 행동 몇 가지가 안착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 약을 먹은 뒤 1~2시간 구간이 제일 멀쩡하고(문제는 이때 대체로 출근길임ㅋㅋㅋㅋ), 4시간에서 5시간이 지나면 살짝 멍해진다. 처음 먹을 때는 약 먹고 세 시간쯤 지나면 엄청나게 졸렸다. 이게 부작용인지, 멀쩡한 사람이 약을 먹어서 생기는 일인지 한참 의심했는데, 거기에 신경쓸 시간에 내 변화를 체크해서 의사랑 얘기하는 게 생산적이겠다 싶다. 졸림은 차차 없어져서 3주차가 된 지금은 전혀 없다. 오히려 점심시간에 낮잠 자는 일이 줄었다. 그래도 컨디션 조절을 위해 눈은 붙여둔다.
워낙 작은 용량이라서인지 다른 부작용은 전혀 없다. 밥 너무 맛있어!
아참, 약 먹은 초반에는 저녁에 무척 피곤했는데 지금은... 그냥 평소 같다!
📍 시간이 천천히 간다. '20분쯤 흘렀겠지'라고 생각하면 얼추 20분이 흘러 있다.
📍 약효가 드는 시간에는 노래를 듣지 않게 되었다.
📍 미용실에서 선생님이 하는 말을 알아들었다. 나는 지금껏 그런 장소에서는 원래 상대 말이 잘 안들리는 줄 알았다. 옆에서 다른 선생님과 손님이 대화하고 있고 저쪽에선 계산하고 있고 기계 소리와 드라이기 소리, 거기다 배경음악까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내 옆사람 말을 들을 수 있지...? 라고 생각했던 것이 무색할만큼 잘 들렷다...
📍 위와 이어지는 내용으로, 말이 잘 들리다 보니 "네?" 하고 되묻는 일이 줄었다.(전화 통화에서도)
📍 차분해지면서도 사교성이 늘어나는(...) 모순적인 상황을 겪었는데 점차 안정되는 듯하다.
📍 충동구매, 충동적 결정은 줄지 않았다. 여전히 일할 때 주의가 잘 흐트러진다. 흐트러진다 함은... 일하는 중에 누가 맛있는 간식 얘기를 하면 거기서 끝내야 하는데 갑자기 일은 내팽개치고 간식을 미친듯이 검색한다는 뜻...
지금껏 내가 싫어했던 내 모습이, 정확히 그 부분들이 좋아진 듯하지만, 아직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드라마틱한 느낌'을 겪어보지 못해서 조금 아쉽고 궁금하다. 마음속에서 '하기 싫다', '미루고 싶다'는 생각과 덜 싸우게 된 것도 사실이지만, 또 이게 기대했던 것만큼 잘 되지는 않는다.(지금껏 연습한 기술들을 써서 겨우겨우 살고 있다...) 계속 가보자고~!